
수능 문이과 통합에 따른 수학 선택과목 변화는 수능을 준비하는 인문계열 학생들에게 불리한 상황을 만들었다. 인문계열 학생들이 자연계열과 동일한 원점수를 받더라도 불리한 등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연계열에서는 인문계열로의 역(逆)교차지원과, 인문계열 자퇴생의 증가가 조심스럽게 예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23학년도 경찰대학이 첫 편입학을 모집하면서 인문계열 학생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입학 이슈에 따른 인문계열 양상변화와 경찰대학 편입의 기회를 분석해보자.

일반편입학 모집인원 산정은 기준 기간 내의 1~2학년 결손인원(자퇴 등) + 대학별 4대 지표로 결정된다. 4대 지표는 각 대학에서 결손인원 대비 몇 %를 선발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며, 매년 거의 비슷하거나 지표 개선으로 조금 높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편입에서는 자퇴인원의 증가가 일반편입학 인원의 증가에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상위권 학생들의 자퇴가 만들어내는 상위권 편입 모집인원 공간은 중하위권 대학의 학생들의 편입 기회를 만들기 때문에 중요하다. 그렇다면 상위권 대학 인문계열의 자퇴인원 변화는 어떨까?

3년간 상위 13개 대학의 인문계열 자퇴인원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9년에 자퇴인원은 1,807명이었지만, 2021년은 2,630명으로 45.5%가 증가하였다. 이에 따른 상위 13개 대학 일반편입학 모집인원도 함께 증가하고 있으며, 2019학년도에 924명에서 2021학년도에는 1,057명으로 133명이 증가하였다. 자연계열과 비교를 해보면, 상위 13개 대학의 자연계열 편입인원은 3,597명임에 반해 인문계열은 2,935명으로 662명이 더 적었다. 하지만 자퇴생 대비 편입선발인원은 인문계열이 43.9%로 자연계열의 41.0%보다 2.9% 더 높았다. 즉, 자퇴생 대비 편입선발 비율은 인문계열이 더 높았다.
코로나19로 인한 반수·재수의 증가 및 문이과 통합 등의 대외 상황에 따라 2023학년도에도 인문계열 상위권 자퇴인원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약대 신입학 학부전환으로 삼육대, 이화여대, 인제대에서 인문계열 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었기 때문에 전문직을 희망하는 최상위권 인문계열의 반수·재수 성공에 의한 자퇴 인원 증가도 기대 해볼만 하다.

2022학년도 가장 뜨거운 수능 이슈 중 하나는 문이과 통합이다. 특히 수학 선택과목이 큰 변수로 작용하게 되었는데, 대부분 확률통계를 선택하는 인문계열 학생들이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하는 자연계열의 학생들에 비해 동일한 원점수를 받더라도 불리한 등급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6월, 9월 모의평가에서 인문계열이 선호하는 확률과 통계, 자연계열이 선호하는 미적분 선택과목에 대한 유불리를 살펴보면 같은 표준점수라도 원점수 차이가 6~9점 차이나고 있다.

수학 과목의 선호로 계열이 갈라지는 상황에서 문이과 통합으로 경쟁을 하는 양상이다보니, 1~2등급의 인문계열 학생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 결국 수학에서 확률과 통계보다는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한 학생들이 같은 원점수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표준점수와 등급을 받을 것이다. 즉, 수능 최저 기준 충족 및 정시에서 자연계열이 유리할 가능성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실제 2022학년도 수능 응시원서 접수결과 확률과 통계(53.2%), 미적분(38.2%), 기하(8.6%)로 확통이 가장 많았다.

또한 상위권 인서울 대학 정시모집의 탐구과목은 인문계열에서 사회/과학 모두를 인정하지만, 자연계열은 대부분 과학만 인정해 인문계열의 진입에 엄격한 경우가 많다. 이는 필수 탐구과목과 더불어 수학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자연계열 학생들이 상위권 인문계열로 역(逆) 교차지원 하는 루트를 만들게 된다.
따라서 2022학년도에는 인서울 인문계열 신입학 합격생의 수시 수능 최저 충족률이 낮아지고, 인문계열 모집인원은 정시로 이월되어 상위권 대학으로의 교차지원을 희망하는 자연계열 학생들이 메우게 될 수 있다. 결국 이렇게 변동성이 큰 입시 상황에서 목표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인문계열 학생들은, 우선 대학에 진학하고 수학 1과목(미적분 또는 기하)을 준비해 반수를 선택할 가능성이 증가할 것이다.

2023학년도부터 경찰대학에서는 일반편입학으로 25명, 재직 경찰관 대상으로 25명을 선발한다. 경찰대학은 경찰 간부를 양성하는 기관으로 졸업 시 즉시 경위(6급)로 임용되기 때문에 직업이 보장되고, 2016년 기준으로 경찰 고위간부인 총경(4급)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위상이 높다. 경찰대를 신입학으로 분석해보면 입지는 더욱 명확하다. 수능성적이 50%(1차 지필 20%, 체력 5%, 면접 10%, 학생부 15%)로 절대적 비중이 높고 국수탐(2) 백분위가 290점대로 서연고 수준이다.

경찰대학이 편입학 선발을 시작하면서 연고서성한을 포함한 상위권 대학을 준비하던 학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경찰대학 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60%를 차지하는 필기시험인데, 이 필기시험에서 영어와 언어논리를 시험보기 때문이다. 영어는 편입영어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서성한 대학과 함께 준비가 가능하고, 언어논리도 논술 시험을 보는 연고대와 학습적인 방법에서 연관이 있으므로 함께 준비가 가능하다. 따라서 경찰대학은 기존에 상위권 대학을 준비하고 있던 학생들이 함께 준비해볼만한 대학이며, 편입영어로 대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경우도 언어논리와 체력검사 등을 준비하여 도전해볼 수 있겠다.
2023학년도 인문계열 편입학은 신입학의 변화에 따른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자연계열과 동일하게 코로나19와 같은 외부 상황의 변화로 대학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반수가 영향을 미치겠다. 이밖에도 문이과 통합에 따른 자연계열의 역교차지원과, 2022학년도 희망 대학을 진학하지 못한 인문계열 학생들의 반수·N수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인문계열 신입학의 반수 예상 및 자퇴인원의 꾸준한 증가, 경찰대학의 신입학 전환은 2023학년도 편입을 준비하는 인문계열 학생들에게 유리한 기회가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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